2010년 11월 20일 토요일

les miserables

1.
강한 호르몬을 먹었다.
약국에서 나를 위아래로 훓어본다.
나는 돈을 지불했다.


2.
당신은 나에게 문자를 하고, 전화를 했다.
마음이 시리고 내가 보고 싶다는 그런 내용의.
그래서 나는 당신과 나의 마음을 녹일 차한잔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우리는 다시만났다.

당신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아니 당신은 이전보다 더 아름다웠다. 그렇게 생각했다.

나는 당신이 왜 나를 만나는가에 대해서 이전부터 고민을 했었다.
약간의 그리움때문에 만나는걸까? 여전히 작은 정이 남아 있는걸까라고도 생각했지만 당신이 어떻게 사는지에 대해 입을 열기 시작하면서 나는 당신은 나와 너무 다르다고 생각했다. 당신은 사장, 회장들과 만나서 고기를 썰고 술을 먹는다.  기름을 바르고, 숫케이스를 가지고 다니면서 당신은 업무를 본다. 나는 그런게 하나도 부럽지 않다. 당신은 바쁘고 당신은 돈을 번다. 그리고 당신은 롤모델을 찾아 다시 성공하고 싶다. 당신은 그러니까 영향력을 펼칠 수 있는 그런 비지니스 맨, 혹은 '인사'가 되고 싶은거다. 그래서 직업학교에 다니고 있는 나의 삶도 기웃기웃 거리면서 당신이 나아갈 길을 탐색하고 있는거다. 진로탐색. 그래. 그것이 당신이 나를 만난 이유일까?

아니다
아니다.
당신은 내가 너무 보고싶었다.
나와 당신은 친구이다.
당신은 내게 맛나는 밥을 사준다.

당신은 내가 자격증을 따리라는걸 알고있고, 직장인으로서는 그게 그렇게 부러울 수 없다고 한다.
당신은 곧 30대가 될것이고, 집을 사야할것이고, 당신의 탄탄한 회사가 언제 망할지 모르는 그런 삶을 살고 있다.(당신은 매우 큰 회사를 다니고 있다). 당신은 60세가 될 것이고 퇴직을 하던가 대기업에 취직해서 인사부에 국회에 로비나 하러 다니는 그런 '옳지 못한' 삶을 살 수도 있을것이라고 생각한다.
당신은 불안에 아니 불안을, 살고 있고
당신은 미래를 살고 있다.

그런 당신에게 나는 딴말을 한다.
고기써는 파티와 변태파티에 대해 이야기를 했는데 당신은 변태를 변태로 아는 그런사람이라는 걸 잠시 내가  간과했다고 생각하니 그런 이야기를 한 내가 미워진다.
당신은 나에게 말한다
너는 역시 철학적이라고.
당신은 나에게 말한다
너는 도인이 아니냐고.

나는 단순하고 일상적인 내 삶을 말하는데 그런게'철학적, 도인과 같은' 말로 포장되는 순간 온몸을 떨게된다. 불안과 미래를 사는 당신에게 나의 고민은 철학적인 거가 아니라 단순히 '철학적으로 보이는' 포장이 필요한 그런 것이다. 고도의 경쟁, 자본주의사회에 사는 당신에게 나는 철학자이고 도인이다.
당신은 나의 삶을 모르고 우리의 삶을 모를거라고 생각한다. 당신은 나의 사랑을 모를거라고 생각한다. 잠시 스쳐지나가는건 당신과 당신 미래의 배우지가 멋진 아파트에서 저녁을 함께 하는 그런 영화같은 장면이다. 당신은 그렇게 살것이다. 이건 정말 멍청한 질문이지만 당신은 정말 사랑할 어떤 사람을 찾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당신은 사랑을 할 수 있는 존재인가? 아. 나는 너무 교만하고 위선적이다.

당신은 다시 진로탐색을 한다. 그리고 자신이 진로탐색을 했던 당신의 친구들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한다. 나는 나의 삶이 똥같다고 말했지만 당신은 자신은 나의 전공에 대해 문외한이고 삶을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게 나의 직업학교과정을 통해 얻어질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렇다. 당신은 잘못된 선택을 했다.
나따위의 사람을 만나면 안되는데.. 나를 만나서 조언을 구한 것이다.
나는 나쁘다.
당신은 나를 만나고 싶었다.그 누구도 아닌 나를 만나고 싶었는데 나는 그것들을 곡해한다.
당신의 마음을 녹여줄 그 누군가가 될 수도 있었는데 나는 그것들을 계속 무시하고 나는
당신은 목적이 투철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당신은 간다.
나는 당신에게 피곤할텐데 여기까지 와서 미안하다고 말하면서 다음에 또 만나자고 한다.
우리는 안는다.
당신에게서 따뜻함이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우리는 친구니까 안녕안녕 하고 인사를 한다.

3.
나는 다시 호르몬으로 가득찬 몸을 이끌고 '공부'를 하러 간다.
나는 공부를 해야 한다.
나도 당신만큼이나 불안을 살고 있다.
당신도 당신의 영역에서 유능한 사람이 되고싶은것처럼 나도 '좋은 점수를 받고 싶다'
정말 좋은 점수를 받고 싶은건지는 모르겠다.
그냥 나쁜점수를 받고 싶지 않아서 그런건지도 모르겠다.
뭐가 '좋은' 점수인지 '나쁜' 점수진이 모르겠지만 하여튼 나는 뒤쳐져서는 안된다는 강박관념과, 수년동안 만들어져온 강박관념에 의해 형성된 '관성'에 의해서 계속 책을 들여다보고 있다.
재미있지는 않다.
그냥 하는거지.
아 그런데 장학금은 받고 싶다. (돈이 없으니까)

4.
아직도 몸에 호르몬이 꾹꾹 남아있는거 같다.
머리가 안돌아간다.
책앞에 있는데 머리가 안돌아간다.
배고픈 친구를 나는 버리고 혼자 앉아서 공부를 한다. 친구는 닭고기를 먹으러 떠난다.
남은 호르몬들은 자꾸 당신을 생각하게 한다.
당신은 왜 나를 만난것인가?
나는 당신을 만나면 안되겠다.
내일은 호르몬들이 빠져나가서 좀 친절해졌으면 한다.
그리고 책도 잘 읽을 수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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